걸리버 소인국 여행기, 어린이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 32
앤드류 랭의 '걸리버 소인국 여행기'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원작 《걸리버 여행기》 중 첫 번째 부분인 소인국 이야기를 랭이 편집하여 어린이 독자들에게 맞게 각색한 버전이다. 원작의 풍자적 요소는 유지하되, 모험과 환상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더욱 읽기 쉽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줄거리>
배의 선의였던 걸리버는 항해 중 폭풍우를 만나 난파되어 홀로 살아남는다. 그는 어느 해안가에 다다라 깊은 잠에 빠진다. 잠에서 깨어보니 그의 팔다리와 머리카락은 작은 끈으로 땅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이내 그의 몸 위로 나타난 것은 키가 채 6인치도 되지 않는 난쟁이들이었다. 이들은 릴리푸트 왕국의 주민들로, 걸리버를 '인간 산맥'이라 부르며 경계한다.
릴리푸트인들은 걸리버를 수도로 옮기기 위해 거대한 수레를 제작하고, 그를 조심스럽게 옮긴다. 걸리버는 고대 사원에 갇히게 되지만, 점차 릴리푸트인들의 호의를 얻게 된다. 그는 자신을 결박한 끈들을 풀어주는 대신, 그들의 관습에 따라 맹세하고 몇 가지 조건에 동의한다. 릴리푸트의 황제는 걸리버의 거대한 몸집과 힘을 이용하고자 하며, 걸리버는 릴리푸트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걸리버는 릴리푸트의 오랜 숙적인 블레푸스쿠 제국과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블레푸스쿠는 릴리푸트와 단지 좁은 해협으로 분리된 섬나라이다. 릴리푸트 황제는 걸리버에게 블레푸스쿠 함대를 파괴해달라고 명령한다. 걸리버는 자신의 지략을 발휘하여 적 함대의 배들 뱃머리에 갈고리를 걸고, 닻줄을 끊어 50척의 전함을 손쉽게 릴리푸트로 끌고 온다. 이 위업으로 그는 릴리푸트의 최고 영예인 '나르달' 칭호를 받는다.
<주요 등장인물>
* 걸리버(Gulliver): 이야기의 화자이자 주인공. 의사이자 뱃사람으로, 난파 사고로 소인국에 표류하게 된다. 거대한 몸집과 비교되는 소인국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 사회의 모순과 허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 릴리푸트 황제: 릴리푸트 왕국의 군주. 걸리버의 거대한 힘을 자신의 야망을 위해 이용하려 한다. 허례허식에 갇혀 있으며, 걸리버의 이탈에 분노하여 그를 해치려 한다.
* 릴리푸트 황후: 황제의 부인.
* 스카이레쉬 볼골람(Skyresh Bolgolam): 릴리푸트의 제독이자 걸리버의 숙적. 걸리버의 성공에 질투심을 느끼고 그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미는 인물이다.
* 렐드레살(Reldresal): 릴리푸트의 비서관이자 걸리버의 친구. 걸리버를 돕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 블레푸스쿠 황제: 릴리푸트의 적국인 블레푸스쿠 제국의 군주. 릴리푸트 황제보다는 좀 더 온건하고 관대한 인물로 그려진다.
* 블레푸스쿠인들: 릴리푸트와 오랜 전쟁을 벌이는 소인족. 걸리버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 영국 상선 선장: 바다에서 걸리버를 구조해 주는 인물. 처음에는 걸리버의 이야기를 믿지 못하지만, 증거를 보고 납득한다.
<어린이 동서양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
어린이들에게 동서양 고전 문학을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접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언어 학습을 넘어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들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지혜를 담고 있는 고전들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과 넓은 시야를 기르는 것이다. 더불어, 두 가지 언어로 이야기를 경험함으로써 언어 능력을 통합적으로 향상시키고 문화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아이들에게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익숙한 이야기의 얼개를 바탕으로 새로운 언어(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단어나 문장 구조의 의미를 유추하기 쉬워 학습 부담을 줄인다.
둘째, 동서양의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이야기 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가치를 발견하며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셋째, 고전이 주는 교훈과 지혜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언어로 읽는 경험은 아이들의 뇌 발달을 촉진하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장기적으로 학습 능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어린이 동서양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는 언어, 문화, 지혜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교육적 가치를 제공한다.
앤드류 랭
앤드류 랭(Andrew Lang, 1844-1912)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활동한 스코틀랜드의 저명한 작가이자 시인, 민속학자, 인문학자였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저술 활동을 펼쳤지만, 특히 동화집 편집자로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다채로운 색깔의 '요정 이야기(Fairy Books)' 시리즈를 엮어 출판한 것이다. 1889년에 첫 권인 《요정 이야기》(The Blue Fairy Book)를 시작으로, 총 12권의 '색깔 요정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민담과 신화, 전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했다. 이 시리즈에는 그림 형제, 안데르센, 페로 등의 유럽 고전 동화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각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어, 세계 민담의 보급과 아동 문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랭은 단지 이야기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민속학 연구자로서 신화, 의례, 종교의 기원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했으며, 원시 문화의 사상과 믿음에 대한 중요한 저술들을 남겼다. 또한, 그는 역사학자, 문학 비평가, 기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수많은 에세이와 논문을 발표했다. 호머의 서사시를 영어로 번역하고, 프랑스 혁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는 등 그의 학문적 관심사는 매우 넓었다.
이처럼 앤드류 랭은 다재다능한 지식인으로서 당대 문화와 학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복잡한 민속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의 확장에 기여했다.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 1667년 ~ 1745년)
아일랜드계 영국 작가이자 성공회 성직자다. 그는 영어권 문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산문 풍자 작가로 손꼽히며, 대표작인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스위프트는 1667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캠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영국의 유명 외교관 윌리엄 템플 경의 비서로 일하며 고전과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을 쌓았다. 이 시기는 그의 문학적 재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1694년 성공회 성직자가 된 그는 아일랜드 교회에서 여러 직책을 맡으면서도 정치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바탕으로 풍자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1704년에 익명으로 발표한 《통 이야기(A Tale of a Tub)》와 《책들의 전쟁(The Battle of the Books)》을 통해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1710년 이후에는 영국 토리당의 기관지 편집장을 맡아 정치 논객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수많은 풍자 글을 썼다.
1726년에 출판된 《걸리버 여행기》는 스위프트의 문학적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겉으로는 어린이 모험 소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시 영국 사회와 정치, 인간의 어리석음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뛰어난 사회 비판 소설이다. 이 작품은 각기 다른 크기의 존재들이 사는 나라를 여행하며 겪는 주인공 걸리버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본성의 모순과 사회 제도의 허점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스위프트는 비록 영국계였지만, 아일랜드 식민지 상황과 아일랜드 백성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여 영국 정부의 착취를 비판하는 글들을 썼다. 특히 《겸손한 제안(A Modest Proposal)》과 같은 풍자적인 수필은 아일랜드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며 그에게 '아일랜드의 애국자'라는 칭호를 안겨주었다.
그는 만년에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기도 했으며, 1745년 더블린에서 사망하여 성 패트릭 대성당에 묻혔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그의 시대를 대표하는 풍자 작가로서, 오늘날까지도 그의 작품들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