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시아와 패랭이꽃 화분, 어린이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 15
'펠리시아와 패랭이꽃 화분'은 마담 돌누아(Madame d'Aulnoy)의 동화 '포르튀네(Fortunée)'를 번역하여 실은 작품으로, 출생의 비밀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 펠리시아가 마법적인 존재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진정한 신분을 찾고 행복을 얻는 과정을 그린다. 이 이야기는 선행과 인내, 그리고 사랑이 역경을 극복하고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줄거리>
죽음을 앞둔 가난한 노동자는 자신의 소유물을 아들과 딸에게 나누어준다. 아들에게는 방앗간과 당나귀 등 대부분의 재산을 주고, 딸 펠리시아에게는 어머니의 유산 중 패랭이꽃 화분과 은반지, 그리고 귀부인이 준 두 개의 의자와 짚 침대 중 은반지와 패랭이꽃 화분만을 물려준다. 그는 딸에게 '펠리시아'라는 이름을 주며, 그녀의 가난을 위로하기 위해 이 물건들을 소중히 여기라고 당부한다.
아버지가 죽자, 브루노라는 이름의 오빠는 펠리시아를 심하게 대하며 모든 재산을 독차지한다. 그는 펠리시아에게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고 냉대한다. 외로움과 슬픔에 잠긴 펠리시아는 자신의 유일한 위안인 패랭이꽃 화분을 소중히 보살피며 물을 준다.
어느 날 밤, 패랭이꽃에 물을 주기 위해 샘으로 간 펠리시아는 많은 시종들을 거느린 아름다운 숲의 여왕을 만난다. 펠리시아는 여왕에게 자신의 가난을 이야기하고, 여왕은 그녀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여왕은 펠리시아의 물병을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아름다운 물병으로 바꾸어주고, 그 물은 장미보다 더 향기롭게 변한다. 여왕은 자신을 숲의 여왕이자 펠리시아의 친구로 소개하며, 패랭이꽃 화분을 가져오면 보살펴 주겠다고 말한다.
<주요 등장인물>
* 펠리시아: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진정한 공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순수하고 착하며 인내심이 강하다. 패랭이꽃과 은반지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마법의 힘으로 진정한 사랑과 신분을 되찾는다.
* 브루노: 펠리시아의 의붓오빠. 탐욕스럽고 심술궂은 성격으로 펠리시아를 학대하지만, 숲의 여왕의 마법으로 인해 온순해지고 보상을 받는다.
* 숲의 여왕: 펠리시아의 이모이자 강력한 마법사. 펠리시아를 돕고 그녀의 행복을 이끌어주는 조력자이다. 자신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펠리시아의 성장을 기다린다.
* 패랭이꽃 왕자: 숲의 여왕의 아들이자 펠리시아의 미래 남편. 요정의 저주로 패랭이꽃으로 변했었으나, 펠리시아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 암탉 (펠리시아의 유모): 원래는 인간이었으나 펠리시아의 출생 비밀을 발설한 죄로 요정에 의해 암탉으로 변한 인물. 펠리시아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양배추들 (변신한 병사들): 펠리시아를 죽이러 온 왕의 병사들이 숲의 여왕의 마법으로 변한 존재들. 펠리시아에게 패랭이꽃의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어린이 동서양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
어린이들에게 동서양 고전 문학을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접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언어 학습을 넘어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들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지혜를 담고 있는 고전들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과 넓은 시야를 기르는 것이다. 더불어, 두 가지 언어로 이야기를 경험함으로써 언어 능력을 통합적으로 향상시키고 문화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아이들에게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익숙한 이야기의 얼개를 바탕으로 새로운 언어(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단어나 문장 구조의 의미를 유추하기 쉬워 학습 부담을 줄인다.
둘째, 동서양의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이야기 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가치를 발견하며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셋째, 고전이 주는 교훈과 지혜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언어로 읽는 경험은 아이들의 뇌 발달을 촉진하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장기적으로 학습 능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어린이 동서양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는 언어, 문화, 지혜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교육적 가치를 제공한다.
앤드류 랭
앤드류 랭(Andrew Lang, 1844-1912)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활동한 스코틀랜드의 저명한 작가이자 시인, 민속학자, 인문학자였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저술 활동을 펼쳤지만, 특히 동화집 편집자로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다채로운 색깔의 '요정 이야기(Fairy Books)' 시리즈를 엮어 출판한 것이다. 1889년에 첫 권인 《요정 이야기》(The Blue Fairy Book)를 시작으로, 총 12권의 '색깔 요정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민담과 신화, 전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했다. 이 시리즈에는 그림 형제, 안데르센, 페로 등의 유럽 고전 동화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각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어, 세계 민담의 보급과 아동 문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랭은 단지 이야기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민속학 연구자로서 신화, 의례, 종교의 기원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했으며, 원시 문화의 사상과 믿음에 대한 중요한 저술들을 남겼다. 또한, 그는 역사학자, 문학 비평가, 기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수많은 에세이와 논문을 발표했다. 호머의 서사시를 영어로 번역하고, 프랑스 혁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는 등 그의 학문적 관심사는 매우 넓었다.
이처럼 앤드류 랭은 다재다능한 지식인으로서 당대 문화와 학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복잡한 민속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의 확장에 기여했다.
마담 도눌루아 (Madame d'Aulnoy)
마담 도눌루아는 17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의 황금기에 활동한 저명한 작가로, 본명은 마리-카트린 르 쥐멜 드 바르네빌(Marie-Catherine Le Jumel de Barneville)이다. 그녀는 특히 '페어리 테일(fairy tal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문학 동화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녀의 삶은 소설처럼 파란만장했다. 1650년대 초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귀족 가문 출신이다. 결혼 후 남편이 반역죄로 고발당하는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으나, 이 사건에서 벗어나 런던, 헤이그, 마드리드 등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 풍부한 상상력과 이국적인 배경을 부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마담 도눌루아는 16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1697년에는 『요정 이야기 (Les Contes des Fées)』라는 제목의 동화집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당대 살롱 문화에서 유행하던 구전 동화를 세련된 문학 형태로 재창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동화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사회의 풍속과 귀족 사회의 모습을 풍자하고, 사랑, 욕망, 배신 등 인간 본연의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룬 성인들을 위한 이야기였다.
그녀의 작품은 같은 시기에 활동한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의 동화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페로의 동화가 비교적 짧고 교훈적이며 대중적인 반면, 도눌루아의 동화는 길고 복잡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시적인 표현과 풍부한 묘사가 돋보인다. 또한, 그녀의 동화에는 다양한 동물 신랑과 신부가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많은 시련을 극복해야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공통적인 주제가 나타난다. 그녀는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선 비극적인 결말을 포함하는 이야기도 많이 창작하여, 동화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마담 도눌루아는 『요정 이야기』 외에도 회고록과 역사 소설 등 여러 작품을 남겼으며, 당대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녀는 1705년 파리에서 사망했지만, '페어리 테일'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발전시킨 선구자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