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난쟁이, 어린이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 4
"노란 난쟁이 (THE YELLOW DWARF)"
앤드류 랭 작가의 '노란 난쟁이'는 프랑스 동화 작가 마담 도눌루아(Madame d’Aulnoy)의 작품을 번역하여 수록한 것으로, 아름다운 공주와 그녀를 둘러싼 여러 왕자들, 그리고 사악한 마법의 존재들이 얽히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 '벨리시마'는 어머니인 여왕의 지나친 사랑과 아첨 속에서 자라 지독한 오만함을 지니게 된다. 수많은 왕자들이 그녀에게 구혼하지만, 벨리시마는 누구도 자신에게 합당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딸의 결혼 문제로 고민하던 여왕은 '사막의 요정'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려 한다.
여왕이 사막의 요정에게 가는 길에 사자들에게 줄 케이크를 잃어버리고 위험에 처하자, '노란 난쟁이'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는 대가로 벨리시마와의 결혼을 약속받는다. 여왕은 어쩔 수 없이 약속하지만, 벨리시마가 비참하게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고 쓰러진다.
한편, 어머니의 슬픔을 알게 된 벨리시마는 직접 사막의 요정을 찾아 나선다. 그녀 역시 사자들에게 줄 케이크를 잃어버리고 노란 난쟁이와 마주치게 된다. 난쟁이는 벨리시마에게 여왕이 자신과의 결혼을 약속했음을 밝히고, 그녀의 자존심을 꺾으려 한다. 궁지에 몰린 벨리시마는 사자들에게 잡아먹히는 것보다 난쟁이와 결혼하겠다고 마지못해 약속한다. 그러나 그녀의 손가락에는 벗겨지지 않는 붉은 머리카락 반지가 끼워진다.
이후 벨리시마는 자신을 사랑하는 황금 광산의 왕과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던 중, 사악한 사막의 요정이 나타나 왕을 납치해간다. 사막의 요정은 왕을 사랑하게 되어 그를 자신의 성에 가두고,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왕을 유혹하려 한다.
왕은 인어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다이아몬드 검을 받아 벨리시마를 구하러 간다. 그는 스핑크스와 용의 공격을 물리치고, 자신을 유혹하려던 님프들을 뿌리치고 벨리시마에게 도달한다. 하지만 재회 순간, 왕은 실수로 다이아몬드 검을 떨어뜨리고, 숨어 있던 노란 난쟁이가 검을 빼앗아 왕을 붙잡는다.
노란 난쟁이는 벨리시마가 자신과 결혼하면 왕의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왕은 죽음을 택하겠다고 하지만, 벨리시마는 사랑하는 왕을 살리기 위해 난쟁이와 결혼하겠다고 동의한다. 그러나 노란 난쟁이는 왕이 자신들의 결혼을 볼 수 없도록 다이아몬드 검으로 왕의 심장을 찔러 죽인다.
사랑하는 왕의 죽음을 본 벨리시마는 충격으로 쓰러져 목숨을 잃는다. 결국 이 비극적인 연인들은 인어의 도움으로 두 그루의 야자나무로 변하여 영원히 서로를 애무하며 서 있게 된다. 사막의 요정과 노란 난쟁이는 증오와 분노 속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다.
<주요 등장인물>
* 벨리시마 공주: 뛰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오만함으로 가득 찬 공주이다. 그러나 점차 사랑과 시련을 통해 내면적으로 성장하며,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준다.
* 황금 광산의 왕: 잘생기고 관대한 왕자이다. 벨리시마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순수하고 용감한 인물이다.
* 노란 난쟁이: 오렌지나무에 살며 못생기고 악의적인 난쟁이다. 벨리시마에게 집착하여 그녀를 강제로 차지하려 하며, 결국 비극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 사막의 요정: 왕자를 납치하고 유혹하려 했던 사악한 요정이다. 자신의 마법 능력을 과시하며 남들을 조종하려 하지만, 결국 인어의 지혜에 속아 넘어간다.
* 인어: 왕자를 돕는 지혜롭고 친절한 존재이다. 마법의 검을 주고 조언을 통해 왕자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주인공과 왕자를 지켜주려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 여왕: 벨리시마의 어머니. 딸을 지나치게 사랑하여 버릇없이 키웠고, 딸의 결혼 문제로 고뇌하며 난쟁이와 위험한 약속을 한다.
<어린이 동서양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
어린이들에게 동서양 고전 문학을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접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언어 학습을 넘어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들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지혜를 담고 있는 고전들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과 넓은 시야를 기르는 것이다. 더불어, 두 가지 언어로 이야기를 경험함으로써 언어 능력을 통합적으로 향상시키고 문화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아이들에게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익숙한 이야기의 얼개를 바탕으로 새로운 언어(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단어나 문장 구조의 의미를 유추하기 쉬워 학습 부담을 줄인다.
둘째, 동서양의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이야기 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가치를 발견하며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셋째, 고전이 주는 교훈과 지혜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언어로 읽는 경험은 아이들의 뇌 발달을 촉진하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장기적으로 학습 능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어린이 동서양 고전 문학 한글+영어 읽기'는 언어, 문화, 지혜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교육적 가치를 제공한다.
앤드류 랭
앤드류 랭(Andrew Lang, 1844-1912)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활동한 스코틀랜드의 저명한 작가이자 시인, 민속학자, 인문학자였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저술 활동을 펼쳤지만, 특히 동화집 편집자로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다채로운 색깔의 '요정 이야기(Fairy Books)' 시리즈를 엮어 출판한 것이다. 1889년에 첫 권인 《요정 이야기》(The Blue Fairy Book)를 시작으로, 총 12권의 '색깔 요정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민담과 신화, 전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했다. 이 시리즈에는 그림 형제, 안데르센, 페로 등의 유럽 고전 동화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각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어, 세계 민담의 보급과 아동 문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랭은 단지 이야기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민속학 연구자로서 신화, 의례, 종교의 기원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했으며, 원시 문화의 사상과 믿음에 대한 중요한 저술들을 남겼다. 또한, 그는 역사학자, 문학 비평가, 기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수많은 에세이와 논문을 발표했다. 호머의 서사시를 영어로 번역하고, 프랑스 혁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는 등 그의 학문적 관심사는 매우 넓었다.
이처럼 앤드류 랭은 다재다능한 지식인으로서 당대 문화와 학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복잡한 민속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의 확장에 기여했다.
마담 도눌루아 (Madame d'Aulnoy)
마담 도눌루아는 17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의 황금기에 활동한 저명한 작가로, 본명은 마리-카트린 르 쥐멜 드 바르네빌(Marie-Catherine Le Jumel de Barneville)이다. 그녀는 특히 '페어리 테일(fairy tal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문학 동화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녀의 삶은 소설처럼 파란만장했다. 1650년대 초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귀족 가문 출신이다. 결혼 후 남편이 반역죄로 고발당하는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으나, 이 사건에서 벗어나 런던, 헤이그, 마드리드 등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 풍부한 상상력과 이국적인 배경을 부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마담 도눌루아는 16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1697년에는 『요정 이야기 (Les Contes des Fées)』라는 제목의 동화집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당대 살롱 문화에서 유행하던 구전 동화를 세련된 문학 형태로 재창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동화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사회의 풍속과 귀족 사회의 모습을 풍자하고, 사랑, 욕망, 배신 등 인간 본연의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룬 성인들을 위한 이야기였다.
그녀의 작품은 같은 시기에 활동한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의 동화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페로의 동화가 비교적 짧고 교훈적이며 대중적인 반면, 도눌루아의 동화는 길고 복잡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시적인 표현과 풍부한 묘사가 돋보인다. 또한, 그녀의 동화에는 다양한 동물 신랑과 신부가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많은 시련을 극복해야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공통적인 주제가 나타난다. 그녀는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선 비극적인 결말을 포함하는 이야기도 많이 창작하여, 동화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마담 도눌루아는 『요정 이야기』 외에도 회고록과 역사 소설 등 여러 작품을 남겼으며, 당대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녀는 1705년 파리에서 사망했지만, '페어리 테일'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발전시킨 선구자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