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旅愁) - 이효석 한국문학선집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효석(李孝石) 작가/작품 소개
-다섯째, 이효석 작품 이외 3편 추가 수록
* 이효석(李孝石) 한국문학선집
(1907년 2월 23일 ∼ 1942년 5월 25일)
일제 강점기의 작가, 언론인, 수필가, 시인이다.
한때 숭실전문학교의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호는 가산(可山)이며, 강원 평창(平昌) 출생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이다.
이효석 문학의 황금시대라 할 수 있다. 체호프·맨스필드·싱그·로렌스·켓셀 등 외국 작가로부터 영향을 받아, 진정한 서구적 현대성을 문학으로써 구상화하여 단편소설의 예술성과 기법면에 신경지를 개척하였다.
* 여수(旅愁)
-내용-
미레이유 바랑의 얼굴을 나는 대여섯 장 째나 그리고 있었다. 결국 한 장도 만족스럽지 않아서 새로운 목탄지를 내서는 또다시 그의 얼굴의 뎃상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내일부터 봉절될 영화 「망향」의 석간 신문지 속에 넣을 조그만 광고지의 도안이었다.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을 배경으로 바랑과 갸방의 얼굴을 그리고 그 속에 출연자의 스태프와 자극적인 광고문을 넣자는 고안이었으나 광고문은커녕 나는 바랑의 얼굴에서 그만 막혀 버린 것이 좀체 운필이 뜻대로 되지는 않아 마음이 초조하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여배우 얼굴 하나 가지구 벌써 몇 시간을 잡아먹나. 얼른 끝을 내야 인쇄소에 넘겨 저녁때까지에 박아내지 않겠나.”
맞은편에 책상을 마주대고 앉은 동료는 나의 궁싯거리는 양이 보기 민망해서 기어코 자리를 일어선다.
“웬일인지 모르겠네. 그리다 그리다 이렇게 막힐 법은 없어. 고 눈과 코가 종시 말을 들어야 말이지.”
동료는 등뒤로 돌아오더니 어깨너머로 내 그림을 바라보며,
“자넨 벌써 바랑과 연앤가.”
“연애라니.”
“암, 연애구 말구. 그렇게 망설이는 자네 마음이 심상치 않어.”
쓸데없는 말을 걸어온 까닭에 결국 망쳐 버리고야 말았다.
“연애!”
# 이효석(李孝石)
(1907∼1942)
소설가.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하였으며 경성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메밀꽃 필 무렵/산/여수' 등 자연에의 귀의와 서정성이 풍부한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다.
1936년에 발표된 "메밀꽃 필 무렵"은 광복 이전 우리 문학의 대표작이다. 장편소설 대표작으로 '화분/거리의 목가/황제/성화' 등이 있다.